오전 열한시 구연의 매표소를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 했다.
하늘은 푸르렀고 초겨울의 날씨 답게 쌀쌀함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그런 날씨 속에.
밀양은 역시 사과와 대추의 고장이련가.
버스가 남명리의 얼음골에 가까와 지면서 차창 밖은 도처에 사과, 사과 투성이였다.
그 유명한 얼음골 사과였다.
매표소 지나 천황사로 해서 얼음골로 향했다.
얼음골, 그래서 그런지 골안에 들어서니 서늘한 느낌이 감 돌았다.
그 기분도 잠시였고 곧 계단길 오르막을 지나 너덜지대의 가파른 오르막 길이 이어졌다.
위를 올려다 보니 올라야 할 길이 까마득하게 올려다 보였다.
숨은 가쁘고 다리는 무겁고 오르는 너덜길이 마냥 힘겨웠다.
추위도 잊은 채 차라리 등줄기에 땀이 흘렀다.
그래 역시 산을 오르는 일이란 자기와의 싸움인 것이었다.
누구도 대신 해 줄 수 없는.
한시간 여를 오르니 소설 동의보감에 나오는 암굴인 동의굴이 나타났다.
허준의 스승인 유의태가 제자인 허준을 위해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자신의 시신을 해부해 의학공부에 활용 토록 한 암굴이라 안내문에 적혀 있었다.
동의굴을 지나 얼마를 오르자니 절벽이 나나났고 그 절벽 끝에는 고드름이 달려 있었다.
한시간 반여를 오르니 드디어 능선의 갈림길이 나타났다.
그곳에 이르러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갈림길을 지나 30분 정도를 더 가니 천황산 일대의 너른 고원 지대의 억새 평원이 전개 되고 있었다.
사방이 탁 트여 영남 알프스 일대의 산군들이 한 눈에 들어 왔다.
신불산과
저 멀리로는 운문산이 눈에 들어 왔다.
하늘은 맑아 푸르렀고.
천황산에 이르니 바람이 제법 쌀쌀했다.
허지만 느낌은 상큼한 것이었다.
오후 한시 넘어 시장끼가 느껴졌고 발걸움이 마냥 무거워 질 무렵에 몇 일행과 함께 천황재의 간이매점에 이르렀다.
비닐하우스로 된 간이매점 안은 훈훈하기 이를 데 없었다.
식탁에 일행과 함께 둘러 앉아 준비해 온 점심을 라면을 곁들여 들었다.
일행 중 한분이 그곳에서 파는 더덕막걸리를 권하길래 한잔 걸치니 이곳 까지 오는 동안의 산행의 피로가 한결 가시는 것이었다.
점심을 들고는 그곳을 나와 재약산 정상인 수미봉으로 향했다.
계단길을 올라 암능 구간을 통과해 수미봉에 도달하니 " 햐~" 사방이 탁 트여 일대 산군이 한눈에 들어 오는 것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다만 아쉽다면 억새가 시들해져 있어 아 쉬울 뿐 참 멋진 산세라고 느껴지는 것이었다.
수미봉을 내려와 고사리분교 터로 향했다.
지금은 터만 남아 있을 뿐이었는데 이 높은 곳에 학교가 있었다니.
아마 지금은 성인이 되어 있을 당시의 어린 학동들은 유년기에 그야말로 많은 추억을 지니고 있으리라 여겨졌다.
층층 폭포에 이르렀다.
언제 눈이 왔었는지 폭포 아래에는 잔설이 남아 있었다.
폭포 아래 가로 놓인 줄 다리를 건너자니 심하게 흔들려 대어 위태로운 마음이 들었다.
폭포를 지나 가파른 등산로를 내려 오는 동안 바라보니 표충사로 이르는 구간의 계곡이 참으로 깊었다.
깍아지른 바위 아래로 실 낱 같이 물줄기가 흘러 내리고 절벽에는 소나무를 위시해 나무들이 매 달려 있어 상큼한 푸른 하늘 아래 동양화의 한 폭인 양 펼쳐져 있어 올려다 보이는 경치가 마냥 아름 다웠다.
산을 내려와 늦 된 단풍의 고즈녘한 길을 걸어 표충사에 이르렀다.
표충사는 신라 시대에 창건 된 절로 재약산 아래 아늑하게 자리한 웅장한 고찰이었다.
산사의 분위기는 고찰 답게 그윽함과 웅대함이 함께 느껴졌다.
대웅보전, 석탑, 범종, 유물관 등등 어느 것 하나 모나지 않고 알맞은 자리에 제자리를 잡고 위치해 있었다.
절 뒤로 펼쳐진 대 숲 위로 재약산이 한눈에 올려 다 보였고.
절 경내를 거닐며 그윽한 분위기을 맛 보다가 일행을 기다리는 버스가 서 있는 주자장으로 향했다.
참 멋지고 아기자기하고도 다양하며 깊은 재약산의 산세에 빠져 지낸 하루였기에 오늘의 산행은 더 없이 만족 스럽게 여져겼다.
산행을 마치고 막걸리를 곁들여 뜨끈뜨끈한 어묵국을 일행과 산행 뒷담을 나누며 권커니 자커니 들다 보니 산행의 피로와 추위가 사르르 녹는 것이었다.
산행 들머리
천황사
이제 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다
저 위까지 올라가야 한다
동의굴 앞에서
동의굴 모습
오르고 또 오르며
햐~ 고드름이다
세월을 느끼게 하는 나무
저 곳이 천황산
발 아래로 인간 세상이 보인다-신선이 된 느낌이다
이곳이 사자평이렸다
천황산 정상에 서다
천황산 전경
저 건너편이 재약산 정상인 수미봉이다
층층폭포
골 깊은 재약산
푸른 하늘아래 바위가 우뚝하다
재약산 아래 자리한 표충사
표충사 너머로 재약산이 보인다
'국내명산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함양 장수 장안산 산행길에서 (0) | 2009.11.30 |
---|---|
[스크랩] 강천산 우중 설중 산행이었답니다 2차 (0) | 2009.11.28 |
[스크랩] 충북 단양 도락산을 다녀 오면서 (0) | 2009.11.24 |
[스크랩] 일욜 도봉산행 (0) | 2009.11.24 |
[스크랩] 어두워지며 눈꽃 피는 덕유산 향적봉 (0) | 2009.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