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드디어 네팔로 떠나는 날이다.
네팔까지는 약 5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카투만두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30분!
크리슈나 시인 부부와 네팔의 아동문학회 회장인 람바부가 나와 있었다.
통역을 해준 사람은 바로 람이라는 사람이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던 경험이 있고 9월에 다시 한국에 들어온단다.
네팔에서는 꽃목걸이로 환영을 해준다. 꽃목걸이를 하고 찰칵!


우리가 제일 먼저 간 곳은 파슈퍼트나트라는 사원이다.
이 사원은 거대한 힌두 사원이자 대표적인 화장터 사원이다.
파슈퍼트나트 사원 앞쪽에도 물이 흐르고 있다.
물은 많지 않고 쓰레기가 떠다니며 회색빛깔이다.
이 사원은 시신을 태우는 독특한 냄새가 난다.
피어오르는 연기가 묘한 느낌을 준다.
다리를 기점으로 상류층과 하층민으로 구분해 화장을 하는데
죽어서도 신분 제도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좀 씁쓸했다.


또 다시 향한 곳은 보우더나트 사원이다.
여기는 티벳사원이다. 출입문을 들어서자 커다란 스투파(불탑)이 눈에 들어왔다.
깨달음과 모든 번뇌에서 해방되는 무의 경지를 뜻하는 지혜의 눈이라고 한다.
관광 상품으로도 ‘지혜의 눈’ 그림을 많이 팔고 있다.



아래 풍경은 파슈퍼트나트 사원에 갈때 본 풍경이다.

염료 색깔이 화려하다. 네팔 사람들은 화려한 색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이마에 찍는 점도 붉은 색으로 하는데 신이 좋아하는 색깔이라고 한다.

이들은 이렇게 꾸미고 앉아서 사진을 찍으면 돈을 요구한다. 모델인 셈이다. 이들 뿐만이 아니라 네팔엔 카메라만
들이대면 돈을 달란다.

저녁이 되어 카투만두에 있는 shakti 호텔로 갔다.
호텔이라고 해봐야 우리의 여관 정도의 수준이었다.
네팔은 전기사정이 좋지 않다. 불도 일찍 꺼지고, 발전기를 사용한다.
밤에도 간판에 불을 켜고, 가로등도 환한 낮에 켜있고...
전기를 펑펑 써대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피곤한 몸을 누이니 내겐 여기가 일류 호텔이었다.
다음날 오전에 카투만두에서 치트레로 출발했다. 버스로 8시간 정도가 걸렸다. 가면서 중간에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치트레에서 차를 기다렸다. 왜냐하면 산길을 40분 이상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차는 약속시간보다 한참이나 늦게 왔다. 약속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통역을 하는 람은 말했다. 늦게 오기도 하고 어쩌면 안 올수도 있다고.
비오는 거리에서 차를 기다리는데 점점 어두워졌다. 그 험한 길을 낮도 아닌 밤에 가야한다는 것에 자꾸만 불안해졌다.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 람의 고향인 사라뽀꾸로 갔다.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험한 길에 거기다 비가 내리고 천둥과 번개도 치고...
그나마 좀 나은 길을 선택했다. 1시간 30분을 가야했다. 흔들리는 차에서 여기저기 부딪치고... 처음엔 놀이 공원처럼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뒤에 탄 우리는 번개가 칠 때 낭떠러지를 보았다. 자칫하면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수도 있었다. 모두들 기도를 했다. 차라리 내려서 걷겠다고도 했다. 진흙탕 길에서 차는 멈춰섰고 모두 내렸다. 나뭇가지를 꺾어다 길에 깔고 차는 겨우 진흙탕길을 벗어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늦은 시간에 도착해 마을에서 해주려던 환영식은 다음날로 미뤘다.

다음날 아침에 환영식이 있었다.
비가 내리지 않던 마을에 우리 같은 손님이 들어서며 비가 왔다고 굉장히 환영해주셨다.
꽃목걸이를 하고 이마에 붉은 점을 칠했다. 힌두 문화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띠까(tika)는 이마 한가운데에 칠하는 붉은 점으로 축복이 함께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축복을 해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네팔에서 띠까를 하고 있으니 꼭 네팔여자가 된 것 같았다.

오후엔 우리만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우리는 가까운 곳에 있는 초등학교와 중고학교를 방문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아이들 모두 밝은 모습이었다. 코지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과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었다. 우리는 진도아리랑도 불렀다. 우리에게 아리랑이 있다면 네팔에는 ‘레썸 삐리리’가 있다. 레썸 삐리리를 부르고 진도아리랑을 부르고...


마을풍경이다.

저 멀리 눈 쌓인 히말라야가 보인다. 히말라야 산맥에는 이마에 하얀 눈 얹은 봉우리들이 참 멋지다.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아래엔 유채꽃들이 가득한데...

다음날 밤에는 동네사람들과 파티를 했다. 말은 서로 통하지 않았지만 약간의 술을 마시고 기분 좋게 끌어안고 뽀뽀를 하기도 하며 정을 나누었다. 아쉬운 밤이 그렇게 지나갔다. 그리고 무사하기를 기도하며 올라갔던 길을 걸어서 내려왔다. 질러서 내려오면 차를 타고 올라간 시간만큼만 걸으면 되었다.
다랑논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고...
드디어 우리는 치트레를 떠나 포카라로 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