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동화대본원고
방귀쟁이 며느리
곽 영석 극본
▣시작하는 말
NAR-우리 친구들 안녕! (냄새를 맡듯 킁킁거리며)아니, 이게 무슨 냄새지? 흠, 흠, 이게 무슨 냄새야? 우리 친구들은 냄새 안나요?
(귀를 모으고)예? 안 난다고요? 이상하다. 분명히 나는데…?
(자기 옷소매의 냄새를 맡다가)어머나! 내 옷에서…?
맞아, 아까 하얀 나비가 앉았다가 날아갔는데 나비가 뀐 방귀야!
으, 꾸리, 꾸리, 달콤한 꽃가루 방귀냄새야!
예? 나비도 방귀를 뀌느냐고요? 흫, 안 뀐다고 누가 그래요?
(미소)우리 친구들 궁금하죠? 그럼, 오늘부터 잘 들어보셔요. 알았죠?
오늘은 선생님이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를 들려줄 게요
잘 들어 보셔요.
▣본 이야기
NAR-들꽃마을 부자 할아버지가 며느리를 얻었어요.
얼굴도 예쁘고 바느질 솜씨가 좋기로 소문이 난 처녀인데 시집을 온 뒤로는 몸이 하얗게 마르기 시작했어요.(왼손에는 할아버지인형, 오른손에는 며느리 인형을 든다)웬일인지 잘 들어보셔요.
할아버지:(노인목소리로)아가, 네가 시집을 온 뒤로는 날로 몸이 야위어
가니 어쩐 일이냐? 어디 아픈 데가 있는 게냐?
NAR-할아버지는 걱정이 되어서 물었어요.
하지만, 며느리는 몹시 고통스런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어요.
며느리:아버님, 저는 아픈 것이 아니라 방귀를 뀌지 못해 먹어도 소화
도 안 되고 병이 난 것이옵니다.
할아버지:(놀라며)아니, 방귀를 뀌지 못해 병이 나다니 그럼 방귀를 뀌
게 된다면 병이 나을 수가 있단 말이냐?
며느리:예. 아버님!
할아버지:(노그럽고 인자하게)허허, 그거야 뭐 어려울 게 있겠느냐? 네
가 병이 나을 수가 있다면 무슨 일이든 못하겠느냐? 부끄러워
하지 말고 어서 뀌 거라.
며느리:아버님, 제가 방귀를 뀌더라도 절대 놀라지 마시고, 혹시 날아
가실지 모르니 저 뜰 안에 있는 오동나무를 꼭 껴안고 계셔요.
할아버지:뭐, 오동나무를? 그렇게 해야 한다면 해야지. 오냐오냐 네가
나을 수만 있다면 내 무엇을 마다하겠느냐?
NAR- (팔목인형을 벗고 할머니와 임금님 모습의 손가락인형을 끼우며, 귓속말로 소근 거리듯)며느리의 이야기를 들은 할아버지는 집안 식구들을 모아놓고 말했어요. 그래서 할머니는 마루기둥을 잡고 앉고, 머슴들은 맷돌을 잡거나 돌절구 통을 잡고 앉았어요.
그러자 며느리가 방귀를 뀌기 시작했어요.
시장에서 뻥튀기 장사의 '펑!'소리처럼 큰소리가 나더니 이어 대포소리처럼 펑펑 울려 퍼졌어요.
그 소리에 지붕의 기왓장이 들썩거리고, 앞마당의 아직 덜 익은 호두가 후두둑거리고 떨어졌어요. 돌담아래 익어가던 대추들도 콩알처럼 떨어져 내렸어요.
마루기둥을 잡고 방귀소리에 두 바퀴나 돌다 쓰러진 할머니가 말씀하셨어요.
할머니:며늘아, 네가 매일 이렇게 방귀를 꾸어야 한다면 우리가 제 명에 못살겠구나. 마루기둥을 잡고 뱅글뱅글 돌다가는 정신을 놓겠다.
NAR-그러자 며느리는 다음날부터 뒷산 멍석바위에 올라가 바느질을 하며 방귀를 꾸었어요. 방귀소리에 산새들이 후두둑 떨어져 내렸어요. 산밤과 도토리도 쏟아져 내렸어요.
며느리는 산새들을 바구니에 주워 담고, 밤과 도토리를 가마니에 담아 이고 내려왔어요. 기운도 세서 두가마니를 머리에 이고 돌아왔어요.
들꽃마을 할아버지 네는 금방 부자가 되었어요. 마을사람들은 며느리가 하루 종일 앉아 일하는 산을 '방귀산'으로 부르기 시작했어요.
하루는 임금님이 이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임금님:(놀랍다는 듯) 그대가 들꽃마을에 사는 황 부자의 며느리이냐?
며느리: 예, 임금님.
임금님:(고개를 끄덕이며)그렇구나. 너도 알다시피 왜구들이 우리나라에 처 들어와서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구나. 네 지혜로 저 왜구들을 물리칠 방법이 있겠느냐?
며느리: 임금님 왜구들이 보이는 산위에 판자를 놓고 작은 돌멩이를 그 위에 쌓아주십시오. 제가 돌을 뿌려 왜구들을 쫒겠사옵니다.
임금님: 정말 왜구를 쫒아낼 수가 있겠느냐?
NAR-임금님은 병사들에게 일러 산위에 나무판자를 놓고 그 위에 작은 돌멩이를 소복하게 쌓게 했어요. 그러자 방귀쟁이 며느리는 병사들에게 모두 숨으라고 한 뒤 방귀를 꾸었어요.
산이 무너지듯 천둥소리와 함께 나무판자위에 쌓여있는 돌멩이들이 총알처럼 날아갔어요.
왜구들은 산위에서 천둥소리와 함께 날아오는 돌멩이를 맞고 혼이 나서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바닷가에 이르러 배를 타고 도망을 치는데도 천둥소리와 같은 방귀소리 함께 바다위에도 돌멩이들이 비 오듯 떨어졌어요. 와, 왜구들이 모두 물러갔어요.
임금님은 방귀쟁이 며느리를 불러 칭찬했어요.
임금님: (손가락인형을 흔들며) 참으로 장하도다! 그대의 방귀소리로 왜구를 쫒아냈구나. 방귀를 참으려고 밤에도 등불을 켜놓고 바느질을 하던 마을 뒷산을 오늘부터 '천등산'이라 부르고, 마을이름을 천등리라
부르게 하라!
▣맺는 말
NAR-우리 친구들,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 잘 들었어요?
방귀쟁이 며느리는 나라를 위해 무슨 일을 했을까요.
그래요 방귀소리와 그 힘으로 돌멩이를 날려서 왜구를 쫒아냈지요?
도토리와 산밤도 떨어져 내리게 하는 재주도 있었어요.
그리고 임금님은 마을뒷산 이름을 '방귀 산'이라고 부르지 말고 '천등산'이라고 부르게 했어요.
방귀는 자연스러운 우리 몸의 현상이에요. 하지만, 아무 곳에서나 퉁퉁 방귀를 꾸면 안 돼요 아셨지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지도 연출의 말
☞준비할 인형은 손목인형 (할아버지 인형, 며느리 인형)그리고 손가락에 끼워서 구현할 임금님 인형, 할머니 인형으로 준비하고 나레이션을 맡을 구연자는 '이야기 아줌마' 복장이 좋은 것이다. 구연시간은 9분, 주제는 '용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