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유치원 포교자료-구연동화/곽영석글]거룩한 직업

*구연동화

                           거룩한 직업

                                                                   곽영석(kbm0747@hanmail.net)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있어요.

사람들은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열심히 하면서 서로 돕고 살아요.

회사에 나가시는 엄마 아빠를 대신해 선생님이 공부를 가르쳐 주시고, 학교에 오고 갈 때는 운전기사 아저씨가 안전하게 우리들을 학교나 집에까지 데려다 주시지요. 그리고 경비원 아저씨는 집을 지켜주시고, 소방원 아저씨는 우리가 잠을 자거나 학교에 있을 때 불이 나지 않을까 지켜주고 계셔요.

바로 이렇게 자기가 맡은 일을 하면서 월급을 받는 것을 직업이라고 그래요.

직업에는 힘이 들고, 위험하고, 더러운 일을 하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일은 누구든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피할 수가 없어요.

 

부처님이 포교를 위해 임금님이 계신 궁궐을 찾았을 때였어요.

하루는 똥을 푸는 지게를 메고 골목길을 나오는 청소부를 보았어요, 사람들은 그 청소부를 보자마자 손가락으로 코를 막으며 피했어요.

"어휴, 이 냄새, 아저씨 우리 동네에 안 오시면 안 돼요?"

"흠, 아침부터 재수가 없군. 거름냄새부터 맡게 되다니…."

사람들은 코를 쥐고 다른 골목길로 피해 버렸어요.

청소부 아저씨는 그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해도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거름을 치워 갔어요.

"냄새가 나도 조금만 참으세요. 금방 치워갈 테니 조금만 기다리셔요."

아저씨는 자신이 죄를 지은 냥 미안해하며 거름통을 힘들게 메고 성문을 나갔어요.

하루는 부처님이 그 청소부를 만났어요.

청소부 아저씨는 거룩하신 부처님이 자기가 거름통을 메고 가는 길에 나타나신 것을 알고 얼굴이 빨개졌어요.

"아, 이걸 어떻게 하지. 내가 게을러서 일찍 성문을 나가야 하는데 부처님이 공양을 하러 가시는 길에 만나다니?"

청소부는 골목길로 부처님을 피해 가려고 했어요. 그러자 부처님은 빠른 걸음으로 청소부 아저씨에게 다가갔어요. 청소부는 마치 울기라도 할 것처럼 털썩 앉아버렸어요.

부처님은 앉아있는 청소부를 일으켜 세우셨어요.

"일어나라! 이 도시에서 가장 깨끗한 일을 하는 네가 무엇이 부끄러워 나를 피하느냐?"

청소부 아저씨는 울며 말했어요.

"부처님, 저는 이 도시에서 가장 더러운 일을 하는 청소부입니다. 새벽마다 똥을 치우는 청소부입니다. 저를 보면 사람들이 모두 피하는데 부처님 저를 일으켜 주시니 고맙습니다."

부처님은 곁에 온 시민들을 돌아보며 말씀하셨어요.

"여러분, 이 사람이 더럽습니까?"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어요.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었어요.

"여러분이 더럽다고 버린 거름을 이 청소부는 더럽다거나 싫다는 말도 하지 않고 매일 새벽에 일어나 치우고 있습니다. 이 청소부가 없다면 여러분이 만든 똥을 치우겠습니까? 이 사람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세상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부처님의 법문을 듣던 시민들은 그제야 자기들이 청소부에게 잘못한 것을 깨닫고 부처님께 아침 공양음식을 드렸어요.

"거룩한 직업을 가진 이여. 내 옆으로 앉으시게!"

청소부 아저씨는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어요. 자기가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따뜻한 대접을 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었어요.

부처님은 거름냄새가 나는 옷을 입은 청소부를 옆에 앉히시고 그릇에 음식을 나눠주시며 말씀하셨어요.

"나는 사람들의 마음에 때를 닦아 주지만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것을 치워주는 거룩한 사람이오."

 

그래요. 이 세상에는 수 만 가지 직업이 있어요.

이 중에서는 평안하고 힘이 들지 않는 직업도 있지만, 부처님이 공양음식을 나눠주시며 격려한 청소부처럼 더럽고 힘든 일을 하는 직업도 있어요. 하지만 세상은 서로 맡은 일을 열심히 할 때 바르고 정직한 세상.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가 있어요.

우리 친구들, 친구들 아빠나 엄마 직업을 가지고 친구들을 놀리고 흉을 보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해요? 그래요. 우리들은 어려운 사람을 돕고 베푸는 착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봐요. 알았죠? *

 

[사진-운산]남양주 와부읍위치한 조계종 묘적사-승병훈련장으로 쓰이던 사찰 풍경

사찰개관

흔히 백봉산(柏峰山)이라 불리는 묘적산의 남쪽 골짜기 아늑한 곳에 묘적사가 있다.

묘적사 골짜기는 협곡으로 개울을 따라 꼬불꼬불 휘돌아 들어가기 때문에 마치 별천지를 찾아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또한 골짜기가 길어서 가뭄에도 물이 많고 절 인근에 폭포도 있어 경관 또한 좋은 곳이다.

대웅전 주변의 건물들은 자연스럽게 휘어진 통나무 기둥으로 되어 있고 제법 넓은 못과 잔디밭이 있으며, 오래된 10여 그루의 회양목들은 큰 석종처럼 다듬어 놓은 것도 보기가 좋다.

묘적사에 대한 기록은 뚜렷한 것이 없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을 비롯한 여러 문헌들에서 사찰의 존재는 살필 수 있으나,

사적에 대해서는 전혀 기록된 바가 없으며, 단지 절 앞마당에 세워져 있는 팔각칠층석탑만이 오래된 세월을 대변해 주고 있다. 그런데 절에서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묘적사는 승병(僧兵)양성 도량이었다고 한다.

묘적사는 본래 국왕 직속의 비밀기구가 있던 곳으로 왕실산하의 비밀요원을 훈련시키기 위해 절을 짓고, 선발된 인원을 승려로 출가시켜 고도의 군사훈련을 받게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임진왜란 때 집중 공격을 받아 폐허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이 말을 증명하듯 절에서 동쪽으로 5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활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평탄한 대지가 있고, 이곳에서는 간혹 화살촉이 발견되곤 한다.

우리나라는 호국불교라는 이념 아래 임진왜란과 병사호란 등 국난 때마다 많은 승려들이 국가 수호의 첨병으로 앞장섰다.

아마도 이 곳 묘적사 역시 승려들이 무예를 갈고 닦는 수련장으로 활용이 되었던 것 같다.

최근에 들어서도 이러한 묘적사의 성격을 이해한 박정희 대통령이 과거와 같은 호국교육장으로서 복원을 하고자 했으나 대통령의 죽음으로 중지되었다고 한다.

최근 주변 연못의 단장 공사로 사찰 주변의 경치가 바뀌어 운산의 사진에 오래전 제공되던 두보 선생의 사진을 함께 소개해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관람포인트]

1. 대웅전 앞마당에 세워져 있는 팔각구층석탑. 묘적사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로 탑의 건립시기는 조선 초기로 추정된다.

2. 다듬지 않고 자연미를 그대로 살려 세운 나무기둥과 별채 앞 작은 연못에 피는 수련(水蓮)이 아릅답다.

사찰명

:

묘적사 (妙寂寺)

전화번호

:

031-576-0784

소재지

: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월문리

성보문화재




寂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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