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구연동화-곽영석지음]숲속의 사자 임금님

                           숲속의 사자 임금님

 

                                                                                      곽    영   석

                                                                                                  kbm0747@hanmail.net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짐승은 무엇이 있을까요?

“어흥! 어흥!”

그래요. 사자, 호랑이, 표범, 늑대…. 우리친구들 모두 잘 알고 있네요.

오늘은 금빛 갈기털을 가진 사자임금님 이야기를 하려고 그래요.

사자임금님은 노래도 잘 불렀어요.

 

            나는나는 숲속의 사자임금님

            아름다운 갈기털 멋진 임금님

            사랑스런 아기짐승 보살펴 주는

            나는나는 숲속의 임금님이야.

 

사자임금님은 숲속의 짐승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집도 지어주고, 연못도 만들어 물고기를 기르게 했어요.

“임금님, 맛있는 물고기를 구웠습니다. 맛 좀 보셔요.”

“오, 그래그래. 너희들도 어서 물고기를 먹어라.”

“예. 임금님!”

사자임금님은 오늘도 물고기로 식사를 했어요.

숲속의 늑대나 여우도 임금님을 따라서 할 수 없이 물고기를 먹었어요. 임금님이 숲속의 짐승은 절대 잡아서는 안 된다고 했기 때문이었어요.

눈빛 사나운 늑대가 여우에게 말했어요.

“야, 여우야, 우리 언제까지 물고기만 먹어야 하는 거니? 토끼나 산양고기가 얼마나 맛이 있는데…”

“맞아요. 임금님은 비린내 나는 물고기를 왜 먹으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여우도 불만이 많았어요.

“임금님, 비린내 나는 물고기 이제 그만 먹고 싶어요.”

그래도 사자임금님은 못들은 체 하고 연못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새들과 사슴무리를 바라보았어요.

“정말 평화스런 모습이야. 사슴들도 연못가에 연한 물풀을 좋아하는 줄 몰랐구나.”

 

하루는 늑대가 꾀병으로 아픈척하며 자리에 누웠어요.

‘아픈 척하고 누워 있다가 찾아오는 토기랑 아기돼지를 잡아먹어야지. 히히’

숲속의 친구들이 아픈 늑대에게 문병을 갔어요.

“물고기 뼈가 목에 걸렸나 봐요.”

“물고기를 삼켰더니 배속에서 살아서 꿈틀대고 있어요. 나는 이제 죽고 말 거예요 흐흐-흑.”

산양 아저씨가 말했어요.

“난 물고기를 먹고 죽었다는 늑대는 보지 못했다오.”

늑대는 찾아오는 짐승들을 보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 했어요.

“산양아저씨는 내가 아프다고 해도 비웃기만 하니 이래도 어른인가요?”

아기족제비들이 문병을 왔어요.

늑대는 무척 아픈 흉내를 내며 말했지요.

“애들아, 내가 며칠 후에는 죽을 것 같구나. 그동안 토끼나 아기사슴을 잡은 게 얼마나 후회가 되는지 몰라. 그 엄마들을 만나면 용서를 빌고 싶어.”

엄마토끼와 사슴아빠가 그 이야기를 들었어요.

“정말 늑대가 잘못을 빌려고 그러는 걸까?”

“난 안 갈 거야. 늑대의 날카로운 이빨만 바라봐도 소름이 끼쳐”

토끼는 늑대의 초청을 받고도 가지 않았어요.

사슴들도 가지 않았어요.

산돼지는 코방귀를 킁-! 하고 꾸었어요.

“우리한테 잘 한 것도 없는데 뭐 하러 문병을 가니?”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뭐냐고요?

늑대가 아프기 시작한 뒤로 숲속의 짐승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마는 것이었어요.

어제 저녁에는 사자임금님도 이상하신지, 연못마당에서 숲속 친구들을 헤아려 봤어요.

“하나, 둘, 셋, 넷, 다섯….”

“이상한 일이로군. 아픈 아이들이 또 있나?”

임금님은 숲속 가파른 골목길까지 살펴보았어요. 아파서 누워 있는 짐승들은 하나도 없었어요.

임금님은 혹시나 해서 늑대를 찾아갔어요.

늑대는 아파서 일어나지도 못할 것처럼 끙끙 소리를 내며 앓고 있었어요.

“임금님, 저는 아파서 일어설 수도 없습니다. 용서해 주셔요. 끙, 끙, 끙-.”

사자임금님은 늑대에게 말했어요.

“늑대야, 벌써 여러 날 앓고 있다니 그래 몸은 좀 어떠하냐?”

“임금님, 제 병은 비린내 나는 물고기를 먹어서 생긴 것이옵니다. 산짐승의 고기를 먹으면 금방 나을 것이지만 .제가 죽더라도 슬퍼하지 마셔요.”

“네가 죽는다고?”

늑대는 임금님의 눈치를 살피며 거짓으로 배가 아픈 척 끙끙거렸어요.

“그래. 다른 짐승들은 물고기를 먹고도 멀쩡한데 너만 병이 나다니 그것도 모를 일이로구나.”

“임금님, 제가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해서 지금까지 겨우 살아있는 거예요.”

“응. 그래?”

사자임금님은 늑대의 집을 한 바퀴 휘-하고 돌아보았어요.

임금님은 굴의 한쪽에서 무서워 울지도 못하고 있는 아기토끼를 발견했어요.

“아가야, 네가 여기 웬일이냐 응?”

사자임금님은 아기토끼를 안아들었어요.

“임금님 살려주셔요. 늑대가 저를 잡아먹으려고 해요.”

임금님은 늑대가 꾀병으로 누워서 찾아오는 짐승들을 하나, 둘 잡아먹고 있는 것을 금방 알아내고 말았어요.

“늑대야, 네가 내 명령을 어기고 아기짐승들을 잡아먹었느냐?”

“임금님! 잘못했습니다. 한번만 용서해 주셔요.”

그러나 화가 난 임금님은 큼직한 앞발로 늑대의 목을 콱, 눌러버렸어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짐승은 내가 다스리는 숲에서 살 수가 없어!”

사자임금님은 늑대의 털가죽을 벗겨 나무 가지위에 걸어놓았어요.

우와-, 사자임금님, 화가 나니까 정말 무섭지요?

나무위에 걸린 늑대의 털가죽은 여우들이 아기들 방석을 만들어 준다고 가지고 갔대요.

“누구 아픈 짐승이 또 있느냐?”

“임금님 아무도 없습니다.”

그 뒤부터 사자임금님이 다스리는 숲 마을에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짐승은 하나도 없었대요.

약속은 꼭 지켜야 하는 거예요.

여러분도 약속 잘 지키는 착한 어린이가 되세요. 알았지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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