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류동] 주변산책[9-1] 문창후최고운선생신도비명 

복사 http://eyoone.blog.me/150156077989

전용뷰어 보기 지도로 보기

주변산책[9-1] 문창후최고운선생신도비명 

 

 

 

 

 

 

 

합천 해인사 소리길을 걷다가 농산정(籠山亭) 부근의 학사당 뜰에서 찾아 본  

문창후최고운선생신도비명(文昌侯崔孤雲先生神道碑銘)을 옮겨 적었습니다. 

 

 

文昌侯崔孤雲先生神道碑銘(문창후최고운선생신도비명) 

우리나라 五千 歷史(오천 년 역사)를 더듬어 볼 때 名賢 碩德(명현 석덕)世代(세대)를 이어 輩出(배출)하였으나 平生(평생)의 큰 뜻을 이룩하고 한 점의 缺陷(결함)없이 粹然光明(수연광명)道德文學(도덕문학)元祖(원조)이시고 千古(천고)의 슬기로운 理想的(이상적) 偉人(위인)으로 빛나신 분이 계셨으니 바로 新羅末葉(신라말엽)崔孤雲先生(최고운선생)이시다. 

先生(선생)新羅(신라) 憲安王(헌안왕) 元年(원년) 檀紀(단기) 三一九(3190)에 나셔서 十二 (십이 세)()으로 건너가 十八 (십팔 세)及第(급제)하여 漂水縣 (표수현 위)가 되었으니 新羅國(신라국) 少年(소년)으로 萬里他國(만리타국)에서 이런 榮譽(영예)가 또 있으랴. 縣尉(현위)로 계시는 동안 學文(학문)은 더욱 精進(정진)하여 지었던 글을 모아 中山覆(중산복궤집) 다섯 ()을 만드셨다. 

몇 해 뒤 黃巢(황소)叛亂(반란)이 일어나자 朝廷(조정)에서 淮南節度使(회남절도사) 高騈(고병)에게 諸道行營兵馬都統(제도행영병마도통)()하여 亂離(난리)討伐(토벌)케 하고 先生(선생)二十四 (이십사 세)로 그의 從事官(종사관)이 되어 이듬해 黃巢(황소)를 치는 檄文(격문)을 지었으니 天惟天下之人皆思顯戮抑亦地中之鬼已議陰誅(천유천하지인개사현륙억역지중지귀기의음주-천하의 모든 사람이 모두 너를 죽여야 한다고 할 뿐만 아니라 저 땅 밑에 있는 귀신들까지도 너를 죽이기로 의논했으리) 黃巢(황소)는 이 句節(구절)을 보고 저도 모르게 ()에서 떨어졌다 한다. 이 글로써 先生(선생)의 이름은 天下(천하)에 떨쳤고 곧 이어 都統巡官承務郞侍御史內供奉(도통순관승무랑시어사내공봉)으로 陞差(승차)되는 한편 二十六 (이십륙 세) 때에는 ()나라 皇帝(황제)로부터 紫金魚袋(자금어대)下賜(하사) 받으셨으니 異國靑年(이국청년)으로서 大闕(대궐)任意(임의)로 드나들 수 있는 至上(지상)榮光(영광)이므로 ()를 지어 謝意(사의)()하였다. 

二十八 (이십팔 세)本國(본국)으로 돌아 오시려고 僖宗皇帝(희종황제)에게 狀啓(장계)를 올렸더니 皇帝(황제)()()國書(국서)를 가져가는 使臣(사신)資格(자격)을 띠게 해주었으며 ()나라 文士(문사)들도 惜別(석별)()를 지었는데 그 ()에서 顧雲(고운)은 같이 及第(급제)親交(친교)로써 아래와 같은 ()를 써 주었다. 

傍邊一點鷄林碧(방변일점계림벽) 鷄林(계림)나라 三神山(삼신산)  

鼇山孕秀生奇特(오산잉수생기특) 맑은 精氣(정기)로 태어난 奇異(기이)한 사람 

十二乘船渡海來(십이승선도해래) 十二 (십이 세)에 배 타고 바닷길 건너와 

文章感動中華國(문장감동중화국) 글로써 中原天地(중원천지) 흔들었고 

十八橫行戰詞苑(십팔횡행전사원) 十八 (십팔 세)科擧(과거) 마당 들어가 

一箭射破金門策(일전사파금문책) 대번에 及第(급제) 한 장 따낸 이라네 

靑年英才(청년영재)萬里他國(만리타국)名聲(명성)을 날리시고 錦衣還鄕(금의환향)하시어 新羅(신라) 憲康王(헌강왕)으로부터 侍讀兼翰林學士守兵部侍郞知瑞書(시독겸한림학사수병부시랑지서서)要職(요직)을 받으시고 한편 ()에서

 

 

 

 

 

지었던 글들을 엮어 桂苑筆耕(계원필경)이란 이름을 붙이고 詩集(시집) 三卷(삼권)()하여 나라에 올리니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이 評價(평가)받는 글이다.  

그러나 높은 學文(학문)抱負(포부)를 가졌기 때문에 猜忌嫉妬(시기질투)하는 무리의 妨害(방해)로 말미암아 가슴에 품었던 理想(이상)抱負(포부)는 사라져 갔고 나라를 ()한 모든 經綸(경륜)조차 하나도 實施(실시)하지 못하게 되고 말았다. 더구나 歸國(귀국)한 뒤에 憲康王(헌강왕) 定康王(정강왕)이 차례로 이어 世上(세상)을 떠나고 眞聖女王(진성여왕)卽位(즉위)하면서부터는 나라 안의 情勢(정세)가 더욱 어지러워져 朝廷(조정) 안에서 일어나는 온갖 謀略(모략)到底(도저)히 막아내는 道理(도리)가 없어 마침내 先生(선생)太山郡(태산군) 天嶺郡(천령군) 富城郡(부성군)太守(태수)가 되어 地方(지방) 百姓(백성)을 다스리는 일에 힘쓰기도 했으나 先生(선생)으로서는 衰亡(쇠망)해 가는 國運(국운)과 함께 恨嘆(한탄)스런 날을 보낸 것이다. 

다시 몇 해 뒤에 甄萱(견훤)이 따로 나라를 세우니 先生(선생)은 비록 나라의 混亂(혼란) 속에서도 버림받은 사람처럼 되었건마는 나라 걱정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해 眞聖女王(진성여왕) (팔 년) 三十八 (삼십팔 세) 되던 해에 政治(정치)急先務(급선무) 十條(십조)를 써 올리시니 女王(여왕)稱讚(칭찬)하여 阿飡(아찬)을 내려 주시니

 

 

 

 

 

그것은 新羅(신라)眞骨(진골) 以外(이외)로는 最高(최고)爵位(작위)였던 것이다. 그러자 四十八 (사십팔 세) 때는 弓裔(궁예)가 또 일어나 딴 나라를 세웠으니 이같이 混亂(혼란)하여 學文(학문)이 쓸 곳 없고 人心(인심)조차 갈수록 險惡(험악)하므로 마침내 벼슬을 던져 버리고 慶州(경주)金鰲山(금오산)陜川(합천)淸凉寺(청량사)海印寺(해인사)義城(의성)氷山(빙산)智異山(지리산)雙磎寺(쌍계사), 東萊(동래) 海雲臺(해운대), 馬山(마산) 月影臺(월영대), 梁山(양산) 臨鏡臺(임경대), 咸陽(함양)學士樓(학사루), 沃溝(옥구)의 오천대가 모두 발자국이 끼친 곳이요 海印寺(해인사)手植(수식)하신 檜木(회목) 한 그루는 千年 (천년 전) 情曲(정곡)生生(생생)히 말해 주는 듯하다. 

高麗(고려) 顯宗(현종)때에 先生(선생)文廟(문묘)從祀(종사)케 하고 文昌侯(문창후)諡號(시호)를 내리시니 儒學(유학)最高峰(최고봉)이요 文學(문학)始祖(시조)尊敬(존경)하여 한 것이리라. 先生(선생)鸞郞碑序文(난랑비서문)花郞(화랑)內容(내용)을 알려준 보배로운 記錄(기록)이요 眞鑑禪師(진감선사) 白月和尙(백월화상) 智證大師(지증대사)碑文(비문) 華嚴經結社文(화엄경결사문) () 名文(명문)들은 그 學文(학문)果然(과연) 얼마나 깊었던가를 證據(증거)해 보이고도 남음이 있다. 

末年(말년)妻子(처자)를 이끌고 伽倻山(가야산)으로 들어 가 ()를 닦으시고 (여 년)을 보내셨다. 

先生(선생)은 우리나라 文學(문학)元祖(원조)詩格(시격)最高峰(최고봉)占領(점령)大文豪(대문호)世上(세상)超越(초월)聖賢(성현)이시다. 

끼치신 많은 作品(작품) ()에 몇 ()紹介(소개)해 본다. 

 

寓興(우흥)               生覺(생각)을 붙여 

願言扃利文(원언경리문)   너 부디 利益(이익)질엔 생각 끊고 

不使損遺體(불사손유체)   () 주신 ()한 몸 ()치 말아라 

奈爭探珠者(나쟁탐주자)   어쩌다 眞珠(진주)를 캐는 저 사람 

輕生入海底(경생입해저)   목숨 걸고 바다 밑을 들어가는고 

身榮塵易染(신영진이염)   몸의 榮華(영화) 티끌에 더럽기 쉽고 

心垢水難洗(심구수난세)   마음 때는 씻기 어렵네 

澹泊與誰論(담박여수론)   누구와 담담한 맛 議論(의론)하리오 

世路嗜甘醴(세로기감례)   사람들은 달고 ()함 즐기는 것을 

 

伽倻山紅流洞(가야산홍류동) 

狂奔疊石吼重巒(광분첩석후중만)   미친 물 바위 치며 ()을 울리어 

人語難分咫尺(인어난분지척)   咫尺(지척)에서 하는 말도 分揀(분간) 못할 때 

常恐是非聲到耳(상공시비성도이)   행여나 世上是非(세상시비) 귀에 들릴까 

故敎流水盡籠山(고교류수진롱산)   흐르는 물 시켜 ()을 감쌌네 

 

모두가 渾然天成(혼연천성)으로 果然(과연) 詩聖(시성)이 아니면 얻지 못할 文章(문장)이다. 

先生(선생)後孫(후손) 敦息(돈식)이 말하기를, 伽倻山(가야산)先祖(선조)께서 晩年(만년)頣養修道(신양수도)하신 곳이오, 佔畢齋(점필재) 金宗直(김종직) 先生(선생)의 말씀과 徐有矩(서유구) 先生(선생)桂苑筆耕序文(계원필경서문)先生(선생)墓所(묘소)

 

 

 

 

伽倻山麓(가야산록) 紅流洞(홍류동) 鴻山(홍산)에 계시다 하였으니 山川草木(산천초목)精彩(정채)에 젖었던 곳인 바 千年 風雨(천년 풍우)에 높으신 자취가 漸漸(점점) 湮滅(인멸)되어 가는 것을 안타깝게 生覺(생각)하여 地方(지방) 士林(사림) 先輩(선배)들과 宗親(종친) ()同議詢謀(동의순모)하여 舊日(구일)遺光(유광)을 새롭게 하려 한다 하니 그 가신 先生(선생)의 뜻을 이어 받고 앞으로 後孫(후손)들을 일깨우는 至誠(지성)은 높이 評價(평가)받아 마땅하리라. 

先生(선생)高尙(고상)하신 理想(이상)은 저 中天(중천)에 뜬 밝은 달과 같아서 千山 萬河(천산 만하)에 비취지 않는 곳이 없고 땅속에 流通(유통)하는 물 같아서 어느 곳에나 파기만 하면 솟아 오르는 듯하여 歷史(역사)가 바뀌고 世態(세태)()한 오늘에도 先生(선생)仙風道骨優遊超越(우유초월)하시던 偉標(위표)想像(상상)하면 이 겨레의 가슴가슴에 恍惚(황홀)欽慕感(흠모감)이 아로새겨 ()놓아 진다. 

伽倻山(가야산) 솔바람이 千秋(천추)()치 않고 

紅流洞(홍류동) 맑은 물이 萬古(만고)에 멎지 않을진대 

先生(선생)의 높으신 風度(풍도)宇宙(우주)와 더불어 길이 빛나리라. 

檀紀(단기) 四三五年(4305) 壬子(임자) (원 월)    () 

後學(후학) 金鍾浩(김종호) 삼가 지음 

後學(후학) 金憲泰(김헌태) 삼가    

 

 

 

 

(2013.01.10) 

 

 

 

 

덧글 쓰기 엮인글 공감하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