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추는 거울
곽 영 석
어느 유명한 과학자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을 발명하였어요.
스님들이 먼저 찾아오셨어요.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내가 부처님이 될 수 있는지 한 번 비춰봅시다!”
하루는 수녀님들이 찾아와 물으셨어요.
“마음의 모양은 어떻게 생겼어요? 둥글어요. 아니면 세모져요?”
태백산 동굴에서 공부를 한다는 도사님도 찾아와 말했어요.
“이 거울은 염라대왕이 쓰시던 물건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죄를 많이 짓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을 알게 하려고 거울을 만들게 한 것이에요.”
과학자의 연구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어요.
“거울 좀 보여 주셔요!”
씩씩한 장군이나 예쁜 배우들도 과학자를 만나고 싶어 했어요.
“마음을 비추는 거울은 무엇으로 만들지요. 재료가 무엇입니까?”
그러자, 과학자가 말했어요.
“저는 아기들의 하품하는 모습을 보고 이 거울을 만들었답니다.”
“아기들의 하품하는 모습이라고?”
“예. 아기들의 쉬하는 소리도 거울의 재료가 되었어요.”
과학자들은 보육원의 아기들을 보러 달려갔어요.
아기들이 쉬한 오줌을 받아 냄새도 맡아보고 색깔도 살폈어요.
쉬 하는 소리를 녹음하려다 아기가 얼굴에 오줌을 뿌리는 일도 있었어요.
“하, 이 노란 오줌이 마음을 비추는 재료라니, 나는 왜 그걸 몰랐지?”
학자들은 아기들의 얼굴을 보며 하품하는 수를 헤아렸어요.
어느 과학자는 쓰레기통에 버린 아기지저귀를 주우러 다녔어요.
“분명히 여기에 남아있을거야!”
“1번 남자 아기, 젖 먹기 전에 두 번, 잠자기 전에 세 번. 응아하고 한번…”
학자들도 위대한 발명품을 만들기 위해서 잠도 자지 않았어요.
“한 번 하품을 할 때마다 탄산가스가 0,0001미리 그램, 눈물이 두 방울, 코를 세 번 실룩거렸음. 하품할 때의 입모양은 동그랗고 두 주먹을 꼭 쥐고 있음.”
그러나 아무도 ‘마음을 비추는 거울’의 비밀을 밝혀내지 못했어요.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사람들에게 공개되었어요.
거울가게의 거울처럼 은색의 유리로 되어있었어요.
그런데 사람이 올라서면 영화처럼 그 사람의 지난 시간을 비춰 주었어요.
나이든 할머니가 먼저 거울 앞에 섰어요.
시집간 딸을 그리워하다 마음이 까맣게 변해있었어요.
“엄마, 제가 잘못했어요.”
시집간 딸이 보고 달려와 어머니께 용서를 빌었어요.
샛별유치원 오동숙 선생님은 짝사랑하는 아저씨 얼굴이 마음사진에 찍혀나오자 얼굴이 빨갛게 되었어요.
‘어머, 어머, 비밀인데…?’
아저씨가 이 사실을 알고 찾아와 선생님의 손을 꼭 쥐고 말했어요.
“동숙씨, 저도 사랑해요.”
“와- 만세! 만세! 우리 선생님 만세!”
유치원 친구들이 축하의 박수를 쳐 주었어요.
그런데, 거짓말을 한 사람이나 도둑질을 한 사람은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내가 거짓말을 한 것이 비춰지면 어떻게 하지?”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은 거울이 있는 곳을 피해서 다녔어요.
“내가 철수네 집에서 도둑질을 한 것을 거울이 알까?”
도둑질을 잘하는 사람은 거울을 훔쳐내서 부숴 버리고 싶었어요.
하루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 찾아오셨어요.
“마음을 비추는 거울을 경찰서나 재판소에 가져다 놓으세요.”
“각하, 좋은 생각이십니다. 거울을 보고 재판을 하면, 억울하게 감옥에 가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경찰서와 재판소에 거울이 놓이게 되었어요.
“자, 거울 앞에 서 보세요.”
죄를 지은 사람들이 거울 앞에 섰어요.
거울 속에 죄를 짓는 모습이 영화처럼 비춰졌어요.
“으- 창피. 진작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 것을-?”
친구들끼리 싸우다 경찰서에 온 사람도 거울 앞에 섰어요.
거울 속에 아이들처럼 싸우는 모습이 비춰졌어요.
“으- 창피,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둘이는 서로 화해하고 웃으며 경찰서를 나갔어요.
그래서 재판을 받기위해 재판소에 가는 일이 없어졌지요.
재판을 하시던 아저씨들은 갑자기 직장을 잃게 되었어요.
“교장선생님, 바른생활 선생님을 하고 싶습니다.”
그 아저씨들은 바른생활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셨어요.
“삐리릭-. 교통신호를 잘 지키셔요!”
변호사 아저씨들은 교통순경이 되셨어요.
와, 정말 대단하잖아요?
거울 하나가 사회를 이렇게 바꾸어 놓았어요.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발명된 뒤 죄를 짓는 사람이 없어졌어요.
도둑도 없어지고 착하고 예의바른 사람들만 살게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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